“10년차 한의사의 경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매일아침, 10년전 마음으로 출근합니다.”
“성근아. 수천년 역사와 함께한 한의학은
사람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단다.”
의학의 길을 고민하던 청소년기에 삼촌께서는 저에게 한의사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현대의학과는 다르게, 한의학은 자연이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환자를 관찰하고, 대화하고, 냄새 및 목소리를 듣고, 만져보고 병을 가려내어
침술과 자연의 재료로 사람을 치료하는 한의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저희 삼촌은 현 까치한의원의 20년 전 초대 대표원장님이셨습니다.
제가 한의사가 된 지 10년이 된, 이제서야 그 자부심을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선생님 부산에서 소문듣고 찾아왔어요.”
무척 밝은 첫인상의 30대 여성분이셨는데, 상담 시작 후 10분 정도 지났을까 펑펑 울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유는 다이어트의 부작용이었는데, 진료를 해보니 간과 기혈순환이 정체되었고, 그 외에도 소화기, 생리불순 등 건강이 많이 상한 상태였습니다.
진액의 순환과 신진대사를 높여주고, 기력 보강을 돕는 한약 처방을 6개월 정도 진행했습니다. 몇 달 지난 뒤 “건강한 생활과 함께 애인도 생기셨다”라며 카톡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저는 그게 너무 기쁘고 좋았습니다. 요즘에도 일 년에 한두 번 부모님 모시고 보약 지으러 오십니다.
기억해주세요. 잘못된 다이어트는 본인의 몸과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선생님 결혼은 했어요? 우리 손녀가.. ”
저희 한의원에는 어르신들도 많이 오시는데 노환으로 인한 질환이나 일시적인 통증으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 중 통증의 원인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상담과 치료 중 말을 많이 건네는 편입니다. 몸의 상태에 대해 여쭙기도 하지만 보통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기 때문에 편안하고 아들 같은 기분을 느끼신다고 합니다. 간혹 “이렇게 바쁜데 결혼은 했냐. 손녀가…. ”하고 물어보실 때 마다 환자들과 친해졌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어르신 환자분들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약은 아무리 공부해도 어렵네요.”
저는 개인별 맞춤 한약 처방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체질에 같은 병을 앓고 있어도 과거병력, 현재 질환의 정도나 기간, 생활 습관 등 각각 다르므로 한약의 처방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까지는 하루에 최소 70~100명까지 처방했지만 각각의 처방에 더 신경 쓰고 싶어 올해부터 하루 50분만 제한적으로 상담과 한약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료가 모두 끝나는 저녁 8시부터 처방을 시작하면 보통 12시가 넘어야 끝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약재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 이후 새벽 2시까지 한약재 공부도 하고 논문도 보면서 마무리합니다.
한의사가 된 지금이 학창 시절 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한 치료로 통증없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겠습니다.”